사진을 많이 찍는 건, 사실 저 때문이에요
진료를 보다 보면 "원장님은 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어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좋은 질문이에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말로만 하면 저도 불안하거든요
"이 부위가 좀 안 좋아 보여요"라고 말씀드리면, 환자분 입장에서는 그냥 믿어야 해요. 치과의사가 하는 말이니까. 근데 저는 그 상황이 좀 불편해요.
그래서 구강 카메라로 직접 찍어서 보여드려요. 치아 사이 충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크라운 경계가 어떻게 떠 있는지, 잇몸이 어느 정도 내려앉았는지. 화면으로 같이 보면서 설명하면, 저도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고, 환자분도 "아, 진짜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납득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냥 믿으세요"보다 "같이 보세요"가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보여드리는 순간, 과잉진료가 어려워져요
치료가 필요 없는 곳을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보여드리는 순간 불가능해져요. 사진이 있으면 저도 근거가 있어야 설명이 되거든요. 그 근거가 없으면 말이 안 되고, 말이 안 되면 치료를 권할 수도 없어요.
이게 구조적으로 작동하는 거예요.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저는 설명할 수 없는 치료를 권하기 어려워져요.
의도하고 만든 구조인데, 저 스스로도 이 구조가 마음에 들어요.
치료 후에도 찍어요
처음 오셨을 때, 치료 과정 중간중간, 그리고 치료가 끝났을 때. 사진이 쌓이면 비교가 돼요. "예전엔 이랬는데 지금은 이렇게 됐네요" 하고 같이 보면, 변화가 눈에 보이거든요.
치료받으신 분이 "뭘 한 건지 모르겠다"는 느낌으로 돌아가시는 게 싫어요. 오셨을 때보다 나아졌다면, 그게 눈에 보이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환자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
치과에서 들은 말을 100% 이해하고 돌아가시는 분은 많지 않아요. 어렵고, 빠르고, 입 벌린 채로 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치료 계획을 말씀드릴 때, 왜 이 치료가 필요한지 사진을 함께 보여드리면서 설명해요. 동의하기 전에 한 번 더 여쭤봐요. "이 방향으로 가도 괜찮으세요?"
설명을 다 들으신 다음에 "그래도 저는 일단 지켜볼게요"라고 하시면, 그것도 괜찮아요. 납득하셨다면, 그게 맞는 결정인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