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가 잘 안 됐다고 하는데, 대학병원 가야 할까요?
신경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재신경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셨나요? 그 순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그럼 대학병원을 가야 하나?" 이실 것 같아요. 오늘은 신경치료 실패와 관련한 궁금증을 솔직하게 정리해봤어요.
Q1. 신경치료를 했는데 왜 또 아픈 건가요?
신경치료 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는 이유는 다양해요. 가장 흔한 건 치아 안에 숨어 있는 추가 근관(신경관)을 찾지 못한 경우예요.
위 어금니는 보통 근관이 3~4개인데, 드물게 5개짜리도 있어요. 이런 변형된 구조는 일반 엑스레이만으로는 잘 안 보이거든요. 그 외에도 치료한 근관이 완전히 밀봉되지 않아 세균이 다시 침투하거나, 치아 뿌리에 실금(crack)이 생긴 경우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어요. 특히 마지막 경우라면 재신경치료보다 발치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어요.
Q2. 신경치료 실패가 원래 흔한 건가요?
완전히 드문 일은 아니에요. 신경치료는 치과 치료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편이거든요.
눈에 보이지 않는 좁고 구부러진 관 안을 기구로 정리하고 채워야 하는 작업이라, 치아 구조가 복잡하거나 석회화(근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상태)가 진행된 경우에는 완벽한 치료가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처음 치료한 선생님이 잘못한 거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어요. 치아 구조 자체가 그만큼 변수가 많아요.
Q3. 재신경치료(재근관치료)는 뭔가요? 처음이랑 다른가요?
재신경치료는 기존에 채워 넣은 재료를 다시 제거하고, 처음부터 근관을 다시 소독·성형·충전하는 거예요.
당연히 처음 치료보다 어려워요. 이미 들어가 있는 재료를 제거하면서 치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전에 놓쳤던 부분까지 찾아야 하니까요. 이 과정에서 치아 근관을 3D로 파악할 수 있는 CBCT(치과용 CT)가 유용하게 쓰여요. 저도 신경치료 전에 일반 엑스레이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엔 CT를 먼저 확인해요.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과, 지도를 보고 시작하는 것은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Q4. 재신경치료는 꼭 대학병원에 가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대학병원의 치과보존과 교수님들은 분명히 고난도 케이스를 많이 다루시고 실력도 훌륭해요. 다만 "신경치료가 한 번 안 됐으니 대학병원"이 공식은 아니에요.
재신경치료 성공 여부에 영향을 주는 건 결국 장비, 경험, 치아 상태예요. 치과용 현미경(마이크로스코프)과 CBCT를 갖추고 신경치료를 충분히 경험한 치과라면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요. 저도 재신경치료는 마이크로스코프와 CT를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고, "이 케이스는 제 손으로 어렵겠다" 싶을 땐 솔직히 말씀드리고 더 적합한 곳을 안내해 드려요.
Q5. 재신경치료가 안 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그때 선택지는 세 가지예요. 치근단 수술, 발치 후 임플란트, 아니면 경과 관찰이에요.
치근단 수술(apicoectomy)은 잇몸을 열고 뿌리 끝 부분의 감염된 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에요. 재신경치료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쓸 수 있는 추가 옵션이에요. 하지만 치아에 실금이 있거나 뿌리 흡수가 진행된 경우처럼 치아 자체가 버텨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무리하게 살리기보다 발치 후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게 장기적으로 나을 수도 있어요. 어떤 선택이 맞는지는 CT와 임상 소견을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어요.
Q6. 신경치료가 필요한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가장 확실한 건 진통제 먹어도 욱신거리는 자발통이 있거나, 차갑거나 뜨거운 것에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예요. 이 정도면 신경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요.
반대로 특정 자극에만 짧게 시리고 자극 없이는 괜찮다면, 신경치료 전 단계일 수 있어요. 다만 엑스레이와 임상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판단하는 건 위험해요. "아직 괜찮은 것 같다"가 실제로 괜찮은 건지, 이미 신경이 괴사(죽어버린 상태)해서 통증 신호 자체가 없어진 건지는 직접 봐야 알 수 있거든요.
Q7. 신경치료 후 크라운은 꼭 씌워야 하나요?
대부분의 경우는 씌우는 게 맞아요. 신경치료를 하고 나면 치아 안에 수분과 영양 공급이 끊기면서 치아가 점점 약해지거든요. 그 상태에서 씹는 힘을 계속 받으면 치아가 세로로 쪼개질 위험이 생겨요.
소구치나 어금니 같은 큰 힘을 받는 치아는 거의 무조건 크라운을 권해요. 저는 대부분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사용하는데, 강도가 좋고 치아색이랑 자연스럽게 맞아서 실용적이에요. 예외적으로 아래 앞니처럼 크기가 작고 힘을 덜 받는 치아, 또는 예후가 불확실한 치아는 크라운을 건너뛸 수도 있어요.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치료 후에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는 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