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경치료, 원장님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한 번 한 신경치료,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어요
신경치료를 끝냈는데 몇 달 뒤 다시 아프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분명히 치료 다 했다고 했는데 왜 또 아프냐"며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건 드문 상황이 아니에요. 오늘은 재신경치료(근관 재치료)에 대해 제가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솔직하게 써볼게요.
신경치료가 "실패"하는 이유부터요
신경치료는 치아 뿌리 안의 관(근관)을 깨끗하게 비우고 채우는 치료예요. 문제는 이 근관이 사람마다, 치아마다 구조가 다 다르다는 거예요.
뿌리가 구부러져 있거나, 근관이 두 개인 줄 알았는데 세 개였거나, 아주 가는 곁가지 관(측지)이 있거나. 처음 치료할 때 이런 부분을 완벽히 파악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거기에 치료 이후 크라운(씌우는 치료) 연결부에 미세한 틈이 생기거나, 치아에 금이 가면서 세균이 다시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재신경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는 건 "처음 치료를 대충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치아 구조 자체의 복잡함 때문인 경우도 꽤 많거든요.
제가 재치료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것들
엑스레이(방사선 사진)는 기본이에요. 뿌리 끝 주변에 어두운 음영(치근단 병소)이 생겼는지, 얼마나 커졌는지 봐요. 이 음영이 작고 증상도 없다면 일단 경과를 더 보는 경우도 있어요. 무조건 바로 재치료로 달려들지는 않아요.
반면에 이런 경우는 재치료 쪽으로 방향을 잡게 돼요:
- 뿌리 끝 병소가 생겼거나 이미 있던 게 커진 경우
- 잇몸에 고름 구멍(누공)이 생긴 경우
- 치아를 건드렸을 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 처음 치료 때 근관을 다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 (엑스레이에서 의심될 때)
한 가지 더, 꼭 확인하는 게 있어요. 치아에 세로 방향 금(치근 파절)이 있는지예요. 이게 있으면 재신경치료를 해도 예후가 매우 나빠서, 치료비와 시간을 들이기 전에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재신경치료, 처음보다 왜 더 어렵냐면
처음 신경치료 때 근관 안을 채운 재료(주로 거타퍼차라는 고무 재료)를 다시 제거하고, 그 안을 다시 소독하고 형성하는 과정이에요. 이미 한 번 치료된 상태라 접근 자체가 더 까다롭고, 기존에 기구가 부러져서 근관 안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요(파일 분리). 이런 상황에서는 그 기구를 제거하거나 우회하는 추가 과정이 필요해요.
성공률도 처음 신경치료보다는 조금 낮아요. 이건 솔직히 말씀드리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도 아니에요. 재치료 후에도 오랫동안 잘 유지되는 경우가 충분히 많으니까요.
재신경치료 대신 다른 선택지가 있을 때
재신경치료가 어렵거나 예후가 불확실하다고 판단될 때는 치근단 수술(뿌리 끝을 직접 잘라내는 수술)을 검토하기도 해요. 또는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로 가는 게 더 현실적인 선택인 경우도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을 환자분께 표 그려가며 설명하는 편이에요. 재치료를 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고, 발치 후 임플란트로 가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용, 예후, 내원 횟수를 같이 보고 어떤 방향이 맞는지 함께 결정하거든요.
재신경치료는 "또 치료해야 하네"가 아니라, 그 치아를 살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어요. 판단이 애매할 때일수록 엑스레이 한 장만 보고 결론 내리지 않고, 전체적인 상황을 꼼꼼히 보려고 해요.
아프거나 찜찜한 느낌이 있다면 방치하지 마시고, 한 번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