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보다 비싼데 왜 인레이를 권할까요
충치 치료를 설명드리다 보면 꼭 이런 순간이 와요.
"레진이랑 인레이 중에 뭐가 나아요?"
그리고 비용 차이를 말씀드리면 잠깐 표정이 굳으시는 거 느껴지죠.
이 글은 그 순간에 제가 왜 인레이를 권하는지,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레진이 나쁜 건 아니에요
먼저 오해 없이 말씀드리면, 레진이 나쁜 재료가 아니에요.
작은 충치, 특히 치아 표면 1/3 이내로 국한된 경우라면 레진으로 충분해요. 깎는 양도 적고, 하루 만에 끝나고, 심미적으로도 자연스럽거든요.
문제는 충치가 좀 클 때예요.
치아 중간 이상을 파내고 나면, 레진은 한계가 생겨요. 레진은 빛이나 화학반응으로 굳히는 방식인데, 공간이 클수록 수축이 일어나고 적합도(재료가 치아에 딱 맞는 정도)가 떨어져요. 당장은 멀쩡해 보여도, 미세한 틈으로 세균이 들어가서 2차 충치가 생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인레이는 달라요. 구강 스캐너로 정밀하게 본을 뜨고, 기공소에서 치아 형태에 맞게 제작한 뒤 붙이는 방식이에요. 잘 맞는 뚜껑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럼 언제 인레이를 권하냐고요
충치 크기가 치아의 1/3 정도를 넘어서거나, 교합면(씹는 면)에 충치가 넓게 걸쳐 있을 때예요. 이런 경우 레진으로 수복하면 씹는 힘을 버티다가 깨지거나, 틈 사이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다시 치료하게 되고, 그때는 더 많이 갈아야 해요.
처음부터 인레이로 제대로 해두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치아를 덜 삭게 돼요.
비용이 더 들어가는 건 맞아요. 하지만 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있어요. 재료 자체의 내구성과 정밀도, 제작 공정, 내원 횟수까지 다르거든요.
그래도 결국 환자분이 결정해요
저는 인레이를 "이래야만 해요"라고 강요하진 않아요.
비용이 부담스러우시다면 레진도 선택지예요. 충치 크기가 경계에 있을 때는 사진 보여드리면서 "이 정도면 레진도 괜찮아요"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기도 하고요.
제가 인레이를 권하는 건, 비싼 걸 팔고 싶어서가 아니라 — 2~3년 뒤에 "왜 다시 충치가 생겼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예요.
충치는 한 번 치료하면 그 치아가 건강해지는 게 아니에요. 치료한 자리가 약해진 치아를 얼마나 오래 잘 버티게 하느냐가 진짜 목표예요. 그 관점에서 크기가 충분히 크다면, 저는 인레이를 권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