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내려갔는데 다시 올라온다고요?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잇몸 재생 치료 받으면 다시 올라온다던데요."
진료실에서 꽤 자주 듣는 말이에요.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본 내용인 경우가 많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서 오늘 정확하게 정리해 드리려고 해요.
오해 1: 잇몸은 치료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번 내려간 잇몸은 자연적으로 되올라오지 않아요.
잇몸(치은)은 다른 점막 조직과 달리 재생력이 매우 제한적이에요. 상처가 나면 아무는 것과, 소실된 조직이 다시 자라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거든요. 손톱이 부러지면 다시 자라도, 뼈가 녹으면 그냥 다시 차오르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그래서 스케일링 받고 나서 "잇몸이 더 내려간 것 같아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치석이 제거되면서 가려져 있던 실제 잇몸 위치가 드러난 거예요. 스케일링이 잇몸을 내린 게 아니에요.
오해 2: 잇몸 재생 수술로 무조건 회복된다
"재생 수술"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다 보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치주 분야에 실제로 '재생 치료(GTR, 유도 골재생술)'가 있고, 잇몸 이식술도 있어요. 하지만 이 치료들이 하는 일은 조금 달라요.
- 잇몸 이식술: 입천장 등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 내려간 잇몸 쪽에 붙이는 거예요. 심미적으로 개선되고 치아 뿌리를 덮어줄 수 있지만, 잇몸이 "자연적으로 자라난" 건 아니에요.
- 골재생술: 녹아내린 치조골(잇몸 뼈)을 일부 회복시키는 치료예요. 뼈 이식재와 차폐막을 이용해서 뼈가 재생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고요. 완전히 원래 상태로 돌아가긴 어렵지만, 진행을 막고 일부 회복은 기대할 수 있어요.
즉,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는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가능한 게 아니고, 재생 치료를 한다고 해서 건강했던 시절의 잇몸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건 아니에요.
그럼 실제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잇몸이 내려가는 원인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에요. 원인이 다르면 치료 방향도 달라지거든요.
- 잘못된 칫솔질(너무 세게 옆으로 닦기) → 칫솔질 교정만 해도 진행이 멈춰요
- 치주염(잇몸 염증) → 스케일링, 치주 치료로 염증 원인을 제거해야 해요
- 이갈이·이악물기 → 교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치료해도 재발해요
- 치아 위치 문제 → 교정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요
잇몸이 많이 내려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이식이나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진행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꽤 많아요. 반대로, 치아 뿌리가 많이 노출돼서 시린 증상이 심하거나 뼈 소실이 심한 경우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고요.
제가 진료할 때 구강 카메라로 잇몸 상태를 직접 보여드리면, "이 정도면 지켜봐도 되겠다"와 "이건 지금 처치가 필요하다"를 함께 판단할 수 있어요. 원인을 모른 채 치료부터 시작하면 같은 자리가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잇몸은 한번 잃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조직이에요. 그렇다고 이미 내려간 잇몸 앞에서 포기할 이유도 없고요. 지금 상태가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먼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