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치과가 무서워요
치과 의자에 앉으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분들, 저는 그 마음을 꽤 잘 알아요.
저 자신이 통증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거든요. 환자분이 코만 찡긋해도 등에 땀이 날 정도예요. 치과의사가 이래도 되나 싶지만, 오히려 이게 진료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무서운 게 당연한 거예요
치과가 두려운 분들을 만나면 "왜 이렇게 오래 안 오셨어요?"라는 말이 먼저 나오지 않아요. 무서워서 못 오신 거잖아요. 그게 틀린 게 아니에요.
어릴 때 아팠던 기억, 소리, 냄새, 움직이지 못하고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상황 — 이게 쌓이면 치과 건물 앞에서 발길이 멈추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상태에서 용기 내서 오신 거잖아요.
마취가 편해야 나머지도 편해요
제가 통증에 예민하다 보니, 마취 주사 하나를 놓는 데도 꽤 신경을 써요.
바늘이 닿는 순간에 주변 조직을 살살 눌러서 감각을 분산시키고, 마취액은 체온에 가깝게 데워서 천천히 넣어요. 차갑고 빠르게 들어오는 마취액이 통증의 주된 원인인 경우가 많거든요.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꼼꼼하게 해드려요. 시작이 괜찮으면 나머지가 훨씬 수월하니까요.
같이 결정해요
"이건 꼭 해야 해요"라는 말을 잘 안 해요.
치료 방향은 제가 혼자 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을 보여드리고 같이 의논해서 결정해요.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그것도 이야기해주세요. 내원 횟수를 줄이고 싶으면 그 방향으로 맞춰볼 수도 있어요. 환자분이 납득하고 동의한 치료가, 저도 더 편하게 할 수 있어요.
치과에 오는 게 여전히 두려운 분들께
무서운 감정을 참고 오시는 거, 저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요. 그러니까 오셨을 때 최대한 그 감정을 덜어드리고 싶어요.
완벽하게 안 아프게 해드린다는 말은 못 해요. 하지만 아프지 않도록 하려고 진짜 애를 쓰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건, 말씀드릴 수 있어요.